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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이다영 선수의 사과문에서 문제점을 짚고 올바른 사과법을 정리했다. 본문

스포츠

전문가들이 이다영 선수의 사과문에서 문제점을 짚고 올바른 사과법을 정리했다.

hkjangkr 2021. 2. 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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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는 사과 창구로 부적절하다. 사과는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얼굴을 마주 보고 하는 게 원칙이다. 이다영 선수가 쓴 사과문은 피해자에게 한 사과라기보다 자기를 아껴준 팬들에게 한 사과로 읽힌다. 사과 대상자가 피해자인지 대중인지 명확히 구별해 써야 한다.

이다영은 사과문에 “학창 시절 같이 땀 흘려 운동한 동료들에게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 깊이 사죄드립니다”라고 썼다.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는지 밝혀야 하는데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이 사과문이 욕먹기 싫어서 쓴 글처럼 보이는 이유는 진정성이 실려 있지 않다는 점이다. 거만한 사과는 모욕이나 다름없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모르는 사이에 당하는 경우가 많다. 말로 때리든 몸으로 때리든 돈으로 때리든 부모 뒷배로 때리든 매한가지다. 철없던 시절에 어떤 권력을 휘두른 가해자는 나중에 “사과한다”고 보통 말하지만,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미안함이 그 안에 담겨 있어야 전달된다. 역지사지로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한다면 이런 사과문이 나올 수 없다.

어렵게 말을 꺼낸 피해자 말고도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 피해 사실을 알지만 막지 못한 가족·친구도 고통을 받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사과는 암 세포 도려내듯이 하지 말고 광범위하게, 더 깊고 넓게 해야 한다. 이 사과문은 피해자는 물론이고 국민 눈높이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마음을 얻지 못하고 분노를 부른 것이다.


“피해자분들께서 양해해주신다면 직접 찾아뵈어 사과드리겠다”는 표현도 잘못됐다. 어떤 전제나 조건을 달면 안 된다. 흔히 쓰는 “용서를 구한다”는 문구도 피해야 한다. 용서할지 말지는 피해자가 판단할 일이다. 또 “미안해. 하지만” “만약 그랬다면 사과할게” “실수가 있었습니다”도 사과할 때 쓰지 말아야 할 표현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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