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세계 최초로 코로나 인체실험…90명에 바이러스 투입

영국이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사람을 감염시키는 실험을 한다. 코로나 감염 과정을 정확히 밝혀 치료제와 새로운 백신 개발을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영국 정부는 밝혔다.

영국 정부는 실험을 위해 합병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18~30세의 건강한 젊은이 90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실험 참가자가 모집되면 이전에 바이러스 감염 경력이 있는지 사전 조사를 거친다. 참가자가 감염 경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스프레이 등을 이용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투여한다. 이후 최소 14일간 런던 북부 로열프리런던 병원에 입원해 의료진의 관리를 받으며 매일 혈액과 코점막 샘플 채취에 협조해야 한다. 이번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 치우 임피리얼 칼리지 교수는 “후각 검사와 인지 능력 테스트도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향후 1년간 추적 조사를 받게 되고 이에 대한 대가로 4500파운드(한화 약 691만원)를 받는다. 실험 참가를 신청한 알리스터 프레이저 어커트(18)씨는 “더 나은 백신 개발의 가속화를 위해 기꺼이 실험에 동참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감염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바이러스양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는 것이 초기 실험의 목표라고 했다. 또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염되고 면역 체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백신 태스크포스의 클리브 딕스 부위원장은 “영국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다수 확보했지만, 코로나 치료제와 새로운 백신을 계속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번 실험은 바이러스가 인체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어떤 백신이 감염 예방에 가장 좋은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람 신체를 일부러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실험에 대한 윤리성 논란도 나온다. 이에 대해 연구진 측은 “과거에도 말라리아, 장티푸스, 콜레라 같은 질병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실험이 이뤄졌으며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