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땅 투기 의혹자들 죄다 억울하다는데 뭐가 그리 억울할까 본문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일반의 상식을 벗어난 투자는 대부분 투기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 옛말에 '외밭에서 신발을 다시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 했는데 어쩌면 이게 투기와 투자를 가르는 가장 믿을만한 정의일지도 모른다.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땅 투자에서 지분 쪼개기나 농지를 취득한 후 농업경영계획서대로 농사를 짓지 않으면 투기라고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내로남불'"이라면서 "공직자의 경우 현직이든 전직이든 일반 국민 입장에서 공감하지 못하는 투자라면 위법 여부와 관계없이 투기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김완배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일반적 투자라면 적정 이윤 정도를 생각하고 하는 것이다"라면서 "개발될 것이라는 사전 정보를 갖고 투자했다면 말할 필요도 없이 투기다. 여기서 얻은 이익은 모두 환수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에 대한 투자와 투기는 사용 목적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면서 "팔 생각 없이 땅을 애초 사용 목적에 따라 활용하는 것은 투자이지만 차익을 노리고 언제나 팔 생각을 하고 있다면 투기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식적 선에서 투기라 하더라도 일반인과 공직자는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민간인이 여기저기서 정보를 구해 집과 땅을 사들이는 것은 범죄라기보다 비 범죄적 투기라고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공직자가 내부 정보를 이용하거나 지분 쪼개기 등의 수법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명백히 범죄행위로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공직자들이 개발 예정된 민감한 지역의 땅을 매입하고도 투기가 아니라고 항변하며 억울해하는 심리적 기제는 무엇일까. 물론 투기를 인정하면 공직자 또는 정치인으로서의 도덕성이 무너지기에 일단은 오리발을 내미는 게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를 '인지부조화'로 풀어냈다. 인지부조화는 신념과 실제 사이에 불일치가 있을 때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하고 불편해하는 것으로 자기합리화를 통해 이 불일치를 제거하려는 쪽으로 움직인다는 심리학 용어다.
곽 교수는 "자기가 한 투자가 투기로 인식되면 죄책감이나 불편함에 시달리게 된다"면서 "이 때문에 처음엔 '내가 한 투자가 잘못된 것인가?' 하다가 점점 '아니냐 투기가 아니야. 남들도 다 하는데 뭘'이라고 자신을 합리화하고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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