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미분양 주택이 급증한 가운데 '청약불패' 지역으로 꼽히던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미달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0.4 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청약경쟁률이 19.79 대 1이었던 점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수치다.
 
청약 당첨 가점도 낮아졌다. 지난달 수도권에서 공급된 9개 분양 단지의 평균 청약 당첨 가점은 12.8점(1순위 해당지역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평균 당첨 가점 38.1점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다.
 
청약 인기가 시들해짐에 따라 전국 미분양 주택은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1284가구로 전년 동기 1만5198가구 대비 105.8%(1만6086가구) 늘었다.
 
올해 분양을 진행했던 단지도 미달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리얼투데이는 올해 전국에서 분양을 진행했던 단지 가운데 총 132개 단지가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고 파악했다.
 
실제로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청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총 134가구 모집에 114명만 접수, 평균 경쟁률 0.85 대 1을 기록하며 미달됐다. 전용면적 67㎡는 5가구 모집에 39명이 몰리며 1순위 해당지역 마감에 성공했지만 전용면적 84㎡A는 95가구 모집에 53명 84㎡B는 34가구 모집에 22명만 신청해 마감에 실패했다.
 
또 같은 날 서울시 구로구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는 지난달 30일 1순위 청약 접수를 실시했지만, 총 16개 가운데 4개 주택형이 주택형이 미달됐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에서도 미달되는 아파트 단지가 잇따랐다. 지난달 경기도 평택시 일원에서 분양을 진행했던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는 953가구 모집에 352명이,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는 816가구 모집에 385명이 접수하며 절반 이상의 가구가 청약자를 찾지 못했다.
 
올해 들어 분양가 및 기준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청약시장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645만원으로 2020년 상반기(1647만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몇 년 동안 아파트 가격이 올라오면서 분양가격도 높아졌고 집을 사기 위해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높아진 금리도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분양가격이 상승한 데 반해 자산 증식에 대한 기대감은 축소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청약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분양 리스크가 증가함에 따라 건설사들은 할인분양 및 중도금 무이자 등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경우 전용면적 59㎡ 분양가가 8억원 중반에 책정되며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수차례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도 청약자를 찾지 못해 할인분양을 진행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청약에 대한 인기도 높아 견본주택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에는 대부분 실물 견본주택을 오픈하는 추세"라며 "미분양 리스크도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