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고양이는 왜 주인에게 엉덩이를 세워 들이밀까. 본문
한껏 기분이 좋아진 고양이는 가슴을 낮춘 채 엉덩이를 치켜들고 꼬리를 세운다. 엉덩이를 주인 코 앞에 들이대 도발적인 느낌도 들지만, 꼬리 아래 엉덩이를 가볍게 토닥여 주면 최고로 만족한 표정을 볼 수 있다. 이른바 ‘궁디팡팡’이다. 고양이는 왜 주인에게 엉덩이를 세워 들이밀까.
고양잇과 동물들은 화학물질 분비를 통해 상대가 누군지, 짝짓기할 때가 됐는지 등의 정보를 교환한다. 분비샘은 입술·뺨·턱 등 입 주변과 눈과 귀 사이 관자놀이, 그리고 항문에 있다. 동료 고양이인 주인에게 얼굴을 비비고 엉덩이를 드러내는 것은 신호물질을 교환해 우정을 확인하려는 행동이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대 과학자들은 최근 벵갈 고양이의 항문낭에서 세균 3종이 발효를 통해 52종의 휘발성 화학물질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꼬리 아래 부위를 토닥이면 항문낭에서 만들어진 휘발물질이 더 잘 퍼질 것이다.
새끼 때 어미가 엉덩이를 핥아 청결하게 해 주는 자세란 설명도 있다. ‘주인 고양이’가 엉덩이 부근을 쓰다듬으면 반사적으로 새끼 때의 동작이 나온다는 주장이다. 암컷 고양이라면 짝짓기 준비 자세일 수도 있다. 배란기의 암고양이는 이런 자세로 수컷을 교미로 이끈다. 이때 꼬리는 위로 치켜세우지 않고 옆으로 비킨다.
고양이의 어느 부위를 쓰다듬으면 좋아하는지에 관한 실증적 연구는 거의 없다. 새라 엘리스 영국 링컨대 생물학자 등은 고양이 30마리를 대상으로 집에서 주인과 조사원이 정해진 방식대로 몸의 여덟 부위를 쓰다듬고 고양이의 반응을 조사했다. 2014년 과학저널 ‘응용 동물행동학’에 실린 논문을 보면, 고양이가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부위는 턱과 뺨 등 입 주변과 관자놀이였다.
놀랍게도 가장 부정적인 반응은 꼬리와 연결된 엉덩이 부위를 만질 때 나왔다. 연구자들은 “고양이 두 마리가 친근하게 서로 핥아주는 부위는 머리와 목이며, 아주 친한 고양이끼리만 꼬리를 서로 비비는 행동을 한다”며 “고양이와 잘 지내려면 꼬리 부근은 만지지 마라”고 조언했다.
‘궁디팡팡’과는 다른 연구결과다. 고양이의 사회적 행동에 대한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이고, 우리가 고양이에 대해 모르는 건 이것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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