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 용의자 옛애인 노르웨이서 검거 풀스토리

지난해 5월 말 갑자기 사라진 신혼부부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30대 여성이 노르웨이에서 검거됐다. 이 여성은 실종된 부부 중 남편의 첫사랑으로 알려졌다.

8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가 지난 8월 노르웨이에서 검거돼 국내 신병 인도를 위한 재판이 현지 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경찰은 A씨가 귀국하는 대로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추궁해 신혼부부의 행방과 A씨의 범죄 혐의를 밝혀낼 방침이다.

경찰은 A씨가 수차례 이어진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자 지난 2월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5월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3심까지 진행되는 재판을 마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 종료 후 A씨가 국내로 소환되면 관련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옥같은 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은 SBS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지난 2월 4일 '흔적 없는 증발-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으로 다룬 바 있다. 2015년 11월 결혼한 신혼부부인 남편 B(35)씨와 아내 C(35)씨는 부산 수영구의 한 아파트 15층에 살고 있었다. 당시 아내 C씨는 임신 중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28일 이후로 연락이 끊겼다. 연극배우였던 아내 C씨는 전날 오후 10시쯤 마트에서 물건을 산 뒤 귀가했고, 식당에서 일하던 남편 B씨는 이보다 5시간 뒤인 실종 당일 오전 3시쯤 귀가하는 모습이 아파트 CCTV에 찍혔다. 그러나 이들 부부가 아파트를 나가는 모습은 CCTV에 찍히지 않아 미스터리로 남았다.  

B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사라진 28일 오전부터 B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들이 일하는 식당까지 찾아갔지만, 동업자는 "(B씨가) 28일 오전에 '오늘 하루 쉬겠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아내 C씨의 동료 배우들도 '오늘 공연은 못 하겠다'는 C씨의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 다만 C씨가 전화가 아닌 문자로 연락한 점, 평소와 달리 문자 띄어쓰기가 전혀 안 돼 있고 붙여쓴 점 등이 수상했다고 동료 배우들은 전했다.

실종 6일째인 지난해 6월 2일 가족들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나가는 모습이 CCTV에 찍히지 않은 점을 고려해 아파트 옥상의 물탱크, 정화조, 지하창고 등을 뒤졌지만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집 안을 조사한 결과,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도 없었고 집 안에서 다툰 정황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집 안에 있던 두 사람의 휴대전화, 지갑, 신분증, 여권, 노트북만 사라졌다.

통신기록 조회 결과 남편 B씨의 휴대전화 전원은 5월 28일 오전 부산 기장군에서, 아내 C씨의 휴대전화 전원은 같은 날 오후 8시 시어머니가 사는 서울 천호동 인근에서 꺼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함께 사라진 부부의 휴대전화 신호가 400km 떨어진 서울과 부산에서 끊긴 점 또한 의문을 증폭시켰다.
 
썰 푸는 경찰은 A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A씨는 남편 B씨의 첫사랑이었는데, A씨가 집안의 반대로 다른 남성과 결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는 결혼하고 나서도 B씨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A씨는 이혼을 하게 됐고, 자신이 혼자가 됐는데도 B씨와 C씨가 결혼하려 하자 두 사람을 지속적으로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C씨와 결혼하자 A씨는 재혼하고 노르웨이로 떠났다.

소름 주의 A씨는 노르웨이에 가서도 B씨와 연락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휴대전화 2대를 사용했고, 1대는 A씨와 통화하는 데만 사용했다. B씨가 연어 참치 식당을 운영한 것 역시 노르웨이에 있던 A씨가 노르웨이산 연어를 판매하라고 추천해서 그랬던 것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사건 발생 전인 지난해 5월 중순 남편과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가 예정보다 2주 빠른 6월 초 출국했다. A씨는 한 달 가량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신용카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들어오기 전 친정 엄마에게 아프리카 여행을 가겠다며 현금 1000만원을 송금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 배후에 A씨가 있다고 판단, 지난해 8월부터 조사에 착수했고 쥐랄발광 A씨는 곧바로 노르웨이 현지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에 나섰다. 그러다 지난해 12월부터 A씨는 종적을 감췄고, 이에 경찰은 지난 3월 인터폴에 적색수배 발령을 요청했다. 5개월 뒤인 지난 8월 A씨가 노르웨이 경찰에 검거됐다.

썰 푸는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한국에 들어와서 가족들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고, 예정일보다 2주일이나 앞당겨 출국한 점,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노르웨이에서 변호사를 선임한 점 등등 의심 가는 정황이 많다"며 "A씨 이외에는 B씨 부부에게 원한을 가진 이가 없어 A씨가 유일한 용의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