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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1부 너무 심각하네요 본문

컬쳐

외계+인 1부 너무 심각하네요

ak003 2022. 8. 3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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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 후 반응부터 불안불안하더라니 개봉 후 관객들의 입소문도 기대치 대비 최악이었죠. 그나마 재밌게 봤다는 사람들도 주변에 추천은 못하겠다 정도에 그칠 수준이니... 최동훈의 흥행불패도 가장 처참한 방식으로 깨지고 말았죠. 

 

아이쿠야....

 

 

(김도훈 평론가의 외계인 시사회 직후 인스타 게시물)

 

 

총체적 난국이라는 뻔한 표현밖에는 떠오르지 않네요. 장르나 작품 컨셉에서 감독의 전작 중 그나마 가장 호불호가 갈린 편이었던 전우치를 연상시키는 면이 많아서 불안함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당시 지적받았던 부분들을 교훈 삼아 만회할 자신감이 있었기에 엄청난 대자본을 들여 2부작 동시 제작을 강행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웬걸? 오히려 그 전우치보다 각본, 연출이 퇴보한 것 같습니다. 전우치도 전개나 몇몇 대사가 다소 유치하거나 오그라드는 면이 있었지만 그래도 작품 전체의 톤하고는 꽤 어울리기도 했고 단점들 못지않은 장점들이 있어서 그렇게 나쁘게 보진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외계인은 단점들만 압도적으로 많고 장점은 너무 적을 뿐더러 그나마도 점수를 높게 주기 어렵습니다.

 

 

가장 셀링 포인트로 내세울 부분이 화려한 출연진과 돈을 들인 비주얼, 액션 등일텐데요. 너무 당혹스러운 수준의 각본, 연출 때문에 배우들 매력은 전혀 살리지 못하고 비주얼과 액션은 우리가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지겹게 본 SF, 초인물의 열화판을 본다는 기시감만 강합니다. 전우치는 그래도 나름 한국적인 개성이 살아있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김우빈은 로봇인 캐릭터 설정답게 뻣뻣하고 류준열은 개인기로 애를 쓰긴 합니다만 역시나 작품을 살리긴 역부족이었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대형작품 주연급에 어울리는 배우가 맞는가 하는 평소 생각이 이번에도 들었어요. 무엇보다 젊은 배우답지 않게 탁월한 작품 선구안으로 필모를 탄탄하게 쌓아가고 있는 김태리마저 이번에 스토리상으로 가장 주인공에 가깝지만 엉성한 비중과 역시나 뻔해빠진 여전사 설정에 묻혀 매력을 크게 발산하지 못했습니다. 배우 본인의 마스크와 씩씩해보이는 분위기에서 나오는 이런 배역들도 이제 약간 타입 캐스팅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살짝 우려가 듭니다. 소지섭, 이하늬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그나마 중도하차를 막아준 것은 염정아, 조우진이 연기하는 도사 콤비였습니다. 이 유치하고 어설픈 설정과 대사들을 그나마 맛깔나게 소화하면서 작품의 몇 안되는 재미 포인트를 살려주더군요. 감흥이 전혀 없는 액션 시퀀스들 중에서 그나마 좀 기발했던 것도 염정아 배우의 캐릭터가 나오는 부분이었어요. 조우진이야 내부자들 이후로 성격파 배우로 계속 잘나가고 있는데 염정아는 지금보다도 더욱 높게 평가 받아야하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어지간하면 감상평은 간단하게 적는 편인데 조금 길어졌네요. 이번 1부 흥행참패도 참패지만 문제는 2부도 이미 찍어놨다는 것이겠죠. 제작비는 더 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데 어차피 한 번에 각본을 쓰고 찍었으니 드라마틱한 반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들지 않고 이대로라면 개봉해도 극장은 커녕 만만찮게 비싼 돈 주고 VOD 결제도 망설여집니다. 차라리 넷플 같은데 올라오면 한 번 고민은 해보겠네요.

 

 

한가지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이번 외계인의 그냥 실패도 아닌 처참한 흥행폭망 때문에 안그래도 SF, 판타지 장르 볼모지인 한국 영화계에서 앞으로도 과감한 시도나 투자를 기대하기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팬데믹 때문에 넷플릭스로 판매해서 공개된 승리호가 그나마 반응이 좀 긍정적인 쪽에 가까웠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배급되는 극장용 작품이 히트를 쳐야 계속해서 뭐라도 시도를 해볼텐데 더 움츠러들기만 할 것 같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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